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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2-09
  • 마쯔와 신기한 돌 : 보지 않아도, 들리지 않아도 우린 알 수 있지
  • 작성자 : 비타민 조회수 : 501
마르쿠스 피스터의 동명그림책이 원작인데 절판이라 살 수도 없고 동네도서관에도 없어 읽지 못한 채로 갔다. 객석에 앉아서 무대를 보니 무지개물고기스러운 색감 (같은 작가다)
그런데 여기서 연극부 후배를 우연히 만났다. 나는 처음 보는 극단이지만, 후배가 좋아하는 극단이라 하여 기대감 뿜뿜.


연극이 시작되고 배우들은 무대에서 공간적 배경을 구축해나간다. 바람소리, 파도소리를 입으로 내며 몸짓으로 바람을, 파도의 움직임을, 바닷가에 기어다니는 꽃게 등을 표현하며 이야기가 벌어지는 장소를 보여준다. 바위섬의 생쥐들이 한바탕 즐겁게 논다. 대사는 “찍찍”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중간 중간 극에서 나와 장면을 갈무리해주는 해설 역할이 있기에 이해는 어렵지 않다. 마지막날 시상식 총평 중 ‘한번 기호체계를 놓치면 따라가기 쉽지 않다’ 라고 하였으나 아이들은 어른들보다 지브리쉬에 강하다!

마쯔가 반짝이는 신기한 돌을 찾게 되고 그 돌을 탐내는 다른 생쥐들의 다툼 때문에 결국 바위섬은 요란한 소리와 함께 무너진다. 여담인데 무지개물고기가 베스트셀러가 된 데에는 홀로그램 인쇄가 한 몫한다. 반짝이 비늘을 반짝거리게 인쇄했던 것처럼 연극에서도 신비한 돌을 어떠한 오브제로 표현할까 싶었는데, 연극은 모두 마임으로 이루어진다. 또한  돌을 차지하려는 소동에서 배우들의 몸으로 다양한 타블로를 보여주는데 잘 훈련된 모습들을 보는 재미가 있다.

 


연극 보는 중간중간 아이의 표정을 살피니 웃음이 만개하였다. 내가 봤을 땐 이 연극을 제일 재미있게 본 것 같더니 인기상 뽑을 땐 다른 작품을 뽑았다. 너의 마음은 알 수가 없어. 아이는 연극을 보며 ‘절정’ 부분이 늘 인상적인지 관람 후에 계속 묻는다. 왜 바위섬이 무너졌어? 왜 송아지가 죽었어? 왜 할머니가 넘어졌어? 등등 이런 식으로. 이 연극도 생쥐들의 탐욕으로 바위섬이 무너진 게 꽤 놀라웠던 모양.

빈 무대에서 피아노와 배우의 몸만으로 재미있는 이야기가 만들어졌다. 이야기꾼의 책공연이라는 극단을 새롭게 알게되었는데 앞으로 나도 찾아다니며 볼 것 같다.

이날 아이와 집에 오며 무척 행복하였다. 연극 후에 먹은 밥도 맛있었고 며칠 동안 이야기의 세계에 흠뻑 빠져있는 이 기분이 좋았다. 대학교 때 젊은연극제가 하면 타임스케쥴에 표시해가며 하루에 두 편씩 보던 때 생각이 났다. 좋은 공연을 보고나면 버스나 지하철을 타지 않고 부러 걸어가며 곱씹어 보던 날들도 생각났다. 이제 이런날을 아이와 함께하며 어린이극의 매력에 빠진 것도 큰 수확이다. 

아시테지축제, 사랑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