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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2-09
  • 할머니엄마 : 사랑해주셔서 고마워요
  • 작성자 : 비타민 조회수 : 474

 

지난여름 샘터파랑새극장에서 이 공연을 보고 아시테지축제에서는 두 번째이다. 아이가 이 공연을 재미있게 봐서 책으로도 보여주었는데 책도 굉장히 좋아한다.



파랑새극장은 단차가 낮아 관람하기 불편했는데 아이들극장이라 좀 나았다. 그러나 이 곳의 객석도 보완이 필요하다. 한 사람당 주어진 좌석 너비가 좁다. 구획을 나눈 것도 아니고 뒤에 번호만 붙인 것이니 번호를 좀 줄여 사람들을 적게 앉히면 어른들도 편하게 볼 수 있지 않을까.



내가 연극 봤을 때의 아빠, 할머니 배우만 그대로고 나머지는 바뀌었다. 고양이 마리 역은 여배우에서 남배우로 바뀌었고.

지난여름에 책도 읽기 전, 연극을 먼저 보러 갔던 것은 제목 때문이었다. 맞벌이로 바빴던 엄마의 빈자리를 메꿔주었던 할머니. 연극은 아이보다 나에게 더 유효할 것 같았다.

잠든 예은이 몰래 출근하려는 엄마, 아빠. (사실 아이 놔두고 출근하는 부분에서 리얼리티가 떨어지지만 오버코트 역시 마찬가지지 뭐) 다시 들어도 신나는 넘버. “살금살금~”

결국 예은이의 돌봄을 위해 상경한 할머니. 같이 보러 갔던 친구는 진짜 할머니 아니냐고 물었다 ㅎ 뒷짐지고 걸어가며 엄지와 검지를 돈세듯 비비는 이러한 작은 제스처가 정말 할머니스럽긴 하다!

할머니가 오시고, 예은이가 화장실 간 사이 또 몰래 출근한 엄마, 아빠. 연극의 셋트는 팝업북과 플랩북 마냥 열린 창문으로 엄마, 아빠가 보인다.

예은이를 달래기 위해 할머니는 칼국수를 만들자고 한다. 기다란 면발을 탈탈 털어 별도 만들고 물고기와 기차도 만들며 한바탕 놀이에 빠진다. 연극을 본 아이는 칼국수가 먹고 싶은지 처음번도 두번째에도 칼국수를 졸라 집에 도착하여 휘리릭 만들어주었다.

배가 불러 잠이 오는 예은이는 할머니 무릎을 베고 누웠다. 가만가만 예은이를 토닥이는 할머니의 이야기와 그 어스름히 따뜻한 정경에 나는 또 아득함에 빠졌다. 배야, 배야 똥배야 어루만져주시던 할머니 자장, 자장 멍멍이와 꼬꼬 우지말라던 할머니 그런 과거와 조우한 듯 싶어서이다. 내가 그러는 사이 예은이는 어린 엄마와 만나 노닌다.

      


연극은 원작의 그림체를 충분히 답습하였다. 운동회에 온 예은이의 친구들이 그림에 나타난 모습 그대로라 너무 귀여웠다. 배우들이 어린이 크기만한 종이인형을 들고 나와 그대로 아이와 함께온 부모를 연기하였다. 예은이는 할머니랑 운동회에 온 것이 못내 불만이었지만 왕년에 별명이 황소였다는(황소를 연출하는 모습이 큰 재미이다) 할머니의 말에 안심한다. 그러나 달리기시합에서 할머니는 넘어지신다. 파랑새극장에서는 할머니가 넘어진채 암전되어 아이가 “죽었어?” 라고 물어 난처했다는 ㅋ

울음보가 터진 예은이. 할머니는 시장에 가서 예은이가 좋아하는 고로케를 사먹으며 마음을 풀어준다. 따뜻하다. 시장 풍경도 즐겁다.



남과 다르다는 것. 친구들과 달리 엄마가 오지 않고 할머니가 오셨다는 것. 그 마음의 빈 구석을 안다. 그렇지만 그 빈 공간은 다른 결의 사랑으로도 채워지는 거다. 그것으로 아이는 잘 클 수 있다. 나도 그랬으니까.

 
 

우리 아이도 여러 사람의 사랑을 먹고 자라고 있다. 사랑을 주는 이들 고맙습니다. 고마워요 이 땅의 할머니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