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0일 3시, 대학로의 학전블루에서 극단 마실의 <꿈꾸는 거북이>를 보았습니다.
<꾹꾸는 거북이 공연을 하는 \'학전 블루\'입구로 관객들이 들어가고 있어요.> <어린이 관객들이 앞자리에 앉아 공연을 기다리고 있어요.>
한 아주머니가 자신의 낡은 공책에서 예전에 써 놓았던 거북이 이야기를 찾아내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일상에서 집안일을 하며 평범하게 빨래를 널던 아주머니는 바람의 도움으로 젊은 시절 자신의 꿈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는데요.
바람 역할을 하는 세명의 몸동작이 가볍고 산들거리는 느낌이라서 진짜 바람같아 보였어요.
<공연의 시작은 마당에서 시작됩니다. 소박하면서도 정겨운 무대세팅이죠.>
거북이는 숲 속 제일의 달리기 선수가 되는 꿈을 갖고 있어요. 다 아시다시피 거북이가 달리기라뇨..? 모두들 고개를 젓고 \"넌 안될거야~\"라고 합니다. 엄마도 처음에는 만류를 하지만 자식의 간곡한 부탁에 허락을 하고 어려움에 처했을 때 도움이 될만한 물건 하나를 쥐어주고 응원해줍니다.
그렇게 거북이는 달리기 선수가 되기 위해 토끼를 찾아가는 여정이 시작되는데 그 길이 너무 험난합니다. 주변의 유혹에도 빠져보고 무리한 도전도 해봅니다. 달리기에 불리한 신체를 변형하는 것도 시도해보구요. (이 부분이 살짝 끔찍하기도 합니다.ㅠㅠ)
힘들게 토끼를 찾아갔지만 토끼는 만나주지를 않고 계절이 바뀌고 날이 가는데 거북이는 토끼에게 마냥 애원합니다. (삼고초려 보다도 더 지독하게..)
결국 토끼와 경주를 하게 되는데...
과연 <토끼와 거북이>의 이야기에서처럼 거북이는 토끼를 이길 수 있을까요?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 이야기는 여기서 중략..^^
<공연장 들어가는 입구에 걸린 공연사진들>
여차저차 거북이가 \"제 물(水)\"을 만나 꿈을 이루는 결말은 희망적입니다. 그러나 그 희망의 바다에서 제 마음도 탁~ 놓이게 되는건 그 과정 자체가 너무도 고달프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숨이 막힐 정도로 힘든 과정이에요.
그래서 저는 이 연극의 권장연령이 4세 이상이라고 하지만 초등 고학년 이상이 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물론 어린아이들도 충분히 즐길만큼 재미있고 흥미롭지만 그 심오한 뜻을 이해하기엔 나이가 좀 먹어야 할 것 같습니다. 꿈에 대해 생각해 볼만한 나이의 아이들이 말이죠.
<제일 왼쪽이 거북이와 아주머니 역할을 맡은 분이랍니다. 배우분들의 웃음이 너무 밝아요^^>
공연을 다 보고 나오는데 입구에서 관객들에게 친절하게 인사를 건네는 분이 계셨어요. 아기를 업고 계셨는데 그 분이 연출을 맡은 손혜정(극단마실 대표)님이랍니다. 저는 사실 관객중 한분 인 줄 알았는데 연출자라고 하니 깜짝 놀랐어요. 평범한 아기엄마처럼 생기셨거든요. ^^
이 연극의 핵심은 바로 이거라고 생각했어요.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입장에서 아이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메세지를 연극에 담아내신거죠.
손혜정대표님은 “다른 사람이 이게 좋다, 저게 좋다 하는 말에 따르지 말고, 자기 마음이 말하는 소리에 집중해서 열심히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다 보면 거북이가 물을 만난 것처럼 자기 물을 만나서 꿈을 이루게 되요. 그러니까 마음이 말하는 소리에 귀 기울이면 좋겠어요.” 라고 말씀해주셨답니다.
아이들에게도 좋지만 어른에게도 좋은 연극!!
아이들이 마음이 말하는 소리에 귀기울이는 동안 어른들은 아이를 채근하거나 닥달하지 않고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믿어주고 지켜봐주어야겠다고 다시 한번 엄마로서 반성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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