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4일(토) 4시 체험예술공간_꽃밭의 <거인의 책상>을 보았습니다.
처음 연극을 보았던(꿈꾸는 거북이를 공연했던) 학전블루에서 공연되었습니다. 주말이라 그런지 관객이 무척 많았습니다.
공연 시작 전, 한 남자분이 나와서 공연중 에티켓, 공연보는 법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 주시는데 나중에 보니 이 분이 연기를 하시는 분이었습니다.
(다음부터 나오는 사진은 본 공연 뒤에 관객 참여시간에 허락을 받고 찍은 사진들입니다)
커다란 흰색천이 배경화면인 것이 무대세팅의 전부! 등장인물은 남자배우 한명 뿐!! (위 사진은 관객과 함께 서있는 사진입니다)
남자배우의 손을 잘 보면 연필로 그린 동그라미가 보입니다. 통통 튕기는 공을 갖고 놀고 있습니다. (실제로 통통 공소리도 들리구요)
남자 옆으로 손이 보이죠? 바로 거인의 손입니다. 거인이 이 남자를 잡으려 하네요.
함께 버스를 타고 달릴 수도 있습니다. (부릉부릉.. 청각효과가 더해져 아주 재미있습니다.)
연극은 우리의 하루가 거인의 책상 위에서 펼쳐지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상상에서 시작합니다. 평범한 한 남자이지만, 마치 거인의 책상 위에 올려진 것처럼 좌지우지되고 상대적으로 몸이 커졌다가 작아졌다가 쓰레기통 옆에 서있다가 순식간에 쓰레기통 안으로 들어가는 신세가 되기도 하고 환상의 세계가 펼쳐집니다.
흰 천하나 둘러진 단순한 무대가 기발한 무대로 변할 수 있는 비밀은 무엇일까요?
무대 앞의 바로 이 공간. 미술을 하시는 분이 순간적으로 그려낸 그림 또는 준비된 소품을 카메라로 직접 투사한 미디어 영상을 이용한 연극이랍니다.
그래서 거대한 일상의 평범한 책상이 거인의 책상이 되어버리는 거죠. \'미디어-오브제쇼\'라고 이름 붙여진 이유가 이렇습니다.
이 연극은 배우(이철성), 미술(심은정), 음향과 조명(한윤미), 세박자가 척척 들어맞아 펼쳐지는 환상의 연극입니다. 호흡이 맞기 위해서 수없이 연습했을 이 분들의 노고가 머리속으로 그려집니다.
<1인극으로 연극내내 땀이나도록 연기해주신 배우 이철성님> <미술을 담당한 심은정님, 공연내내 소품준비로 무척 바쁘다>
배우 이철성님은 예전에는 성인을 위한 공연을 하다가 두 딸을 낳고 키우면서 아동극을 하게 되었다고 해요. 우리가 공연을 본 날은 첫 공연 날이라서 조명, 음향, 음악, 세트세우고 연습을 무지하게 많이해서 되게 힘들고 피곤하신것 같았어요. 하지만 다음날은 가볍게 잘 할 수 있을거라며 웃어보이셨죠.
또한 관객과 함께 하는 무대가 있어서 관객들이 잘 호응해주면 신나는데 그렇지 않을때는 조금 힘들기도 하다고 하셔요.
\"밖에서 아빠도 힘들고 일하는 엄마는 집안일까지 하려면 더 힘들다. 애들도 학교생활이 즐겁지만은 않다. 이 작품에서 서로 힘든 마음을 나누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라고 공연의 의도를 말씀해주셨어요.
미술을 담당하신 심은정님은 서양화과를 나오셨대요. 다양한 분야에서 미술과 접목된 작품을 보여주는 활동을 하고 계세요.
저희 아이는 미술을 좋아하는데 미술이 연극과 접목될 수 있는 현장을 아주 잘 경험할 수 있었답니다. ^^
연극은 총 3장인가?? 로 구분되어 지는데 막간에 보여주는 마술과 미술의 접목도 재미있구요.
아빠의 고된 일상을 되돌아볼 수 있는 공연도 무척 좋았어요. 조금 이해하기 어려운 장면도 있지만 시각적으로 아름다워서 충분히 아이들이 소화하기에 좋아요. (단, 아빠가 사고를 당하는 충격적인 장면.. 붉은 색으로 표현되는 그 부분이 아이들에게 보여주기엔 조금 조심스러워야 하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공연은 7세이상 관람가로 나오는데 오히려 앞에 보았던 두 공연(꿈꾸는.. 재주많은..)이 4세, 3세이상 관람가 인것에 비하면 너무 나이를 높게 잡은게 아닌가 싶게 다양한 연령층에서 모두 즐거워할 색다른 실험공연이라는 점이 좋았어요.
이런 연극도 있구나.. 하고 놀라게 됩니다.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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