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과핵 소극장, 여기는 처음 와 보는 극장인데 아시테지 센터와 가까워 이동이 편리하네요. 입구가 좁은 듯 하였으나 공연장 내부는 적당히 아늑하고 왠지 극에 몰입이 될것 같은 분위기 였어요.
아이들은 앞자리로 보내고 엄마들은 뒤로 자리를 잡고 앉아서 보니. 양쪽으로 국악기들도 보이고 동그란 무덤인가 산인 것 같은 셋트도 보이네요.
공연은 할머니가 옛날이야기를 해주는 형식으로 진행이 되어요. 신나고 무섭고 통쾌한 이야기. 아이를 간절히 원하는 노부부에게 산신령이 단지손이를 보내주고 열 달 후에 씩씩한 단지손이는 태어납니다.
힘도 세고 튼튼한 아이로 잘 자란 단지손이는 세상구경을 떠나고 싶어 하고 그러면서 다섯가지 각기 다른 재주를 가진 친구들을 만나고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이야기예요.
국악 음악극이라는 장르에 걸맞게 할머니의 등장에서부터 극 내내 해금 건반 가야금 타악기 등으로 만들어내는 다양한 소리와 흥겨운 연주로 귀가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보통 소극장 아동극에서의 등장인물은 서너 명 정도 였는데 이 연극은 출연배우가 여섯에 연주자 분들 다섯이라는 사실이 일단 투자를 많이 한 공연이구나 기대감이 상승했답니다.
아니나 다를까 공연 중간중간 소품에도 신경을 많이 써서 쫀쫀한 재미가 있었어요. 배손이가 배를 띄우는 장면은 앵그리버드를 닮은 단지손이와 친구들이 옹기종기 배에 타고 가는 장면 외에 하늘에서는 달이 뜨고 새도 평화롭게 날아다니며 바다에서는 돌고래도 파도를 뛰어넘는 이런 세심한 부분까지 표현을 한 점이 맘에 들었어요.
특히 호랑이를 소쿠리와 조리등 전통적인 가재도구를 이용해 만든것 또한 참으로 정겹고 이 연극에서의 호랑이를 표현하는데 어울렸던 것 같아요.
극중에서 빔프로젝트를 이용한 세상구경, 아카펠라로 불러주는 화음, 가갸거겨 로 시작하는 아이들도 쉽게 따라 부를수 있는 노래를 유도한것도 좋았답니다.
특히 어깨동무 내동무~로 시작하는 단순하면서도 편안한 노래는 오는 내내 머릿속에 맴돌았어요. 보고나서 우리아이에게 물어보았더니 오줌손이가 오줌누어서 물이 넘치는게 가장 재미있었다네요. 그리고 왜 이름이 다 손이로 끝나냐면서 친구들이 이름이 똑같네 그러네요.
이 연극이 다음날부터 매진이라고 보았어요. 괜히 매진이 아니구나 싶더라구요.
아이들을 데리고 엄마들도 즐겁게 할머니댁에 가서 놀다온 느낌으로 볼수있는 신나는 연극이었어요. 아이의 눈높에 맞는 즐거운 연극를 찾고 계시다면 자신있게 추천해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