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서울 아시테지 겨울축제에서 공연할 작품을 선정하기 위해 이번 공모를 진행하였습니다. 코로나의 광풍으로 공연계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와중에도 많은 작품들이 이번 공모에 신청하여 주었습니다. 아시테지 회원단체들 뿐만 아니라 그 밖에서 어린이청소년 공연 작업을 하고 계신 분들도 저희 축제에 많은 관심을 보여 주었습니다. 지난해 27개의 작품보다 훨씬 더 많은 81개의 작품들이 접수되었고, 공연 장르도 더 다양해졌다는 것이 또 놀라운 변화입니다. 작품의 다양성뿐만 아니라 완성도도 이전보다 눈의 띄게 좋아져서 심사위원들이 작품을 선정하는데 쉽지 않았습니다. 심사위원들이 세운 몇 가지 기준들은 작품의 우열을 가르는 것이 아니라 축제의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한 것들이었다는 것을 미리 밝혀둡니다. 보내주신 참가신청서를 읽어보면서 많은 예술가들이 얼마나 치열하고 진지하게 작업을 하고 있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 글들을 읽는 것만으로도 가슴 벅차 올랐습니다. 오랜 고민 끝에 총 9개의 공식참가작품과 2개의 뉴챌린지 부문 작품을 선정하였습니다. 이 심사의 결과와 상관없이 이들의 작업들이 지속되고 발전되기를 응원합니다. 이번에 신청한 작품과 선정 작품들을 분류해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작품의 성격 혹은 장르 | 신청 작품 수 | 선정 작품 수 | 연극 (희곡을 기반으로 하는 기존의 연극양식) | 12 | | 인형극 (순수, 복합 인형극) | 13 | 1 | 넌버벌 연극, 광대극 등 | 7 | 2 | 마임, 서커스, 넌버벌 퍼포먼스 | 6 | | 음악 (국악, 클래식 등 순수 음악공연) | 4 | | 뮤지컬, 음악극 (노래가 중심이 되는 드라마) | 18 | 2 | 전통연희 (전통 연희를 기반으로 하는 극적 공연) | 7 | 2 | 무용 (순수 춤 공연, 댄스씨어터) | 6 | 2 | 청소년 (청소년만을 대상으로 하는 공연) | 4 | | 영유아 공연 (0세 ~ 3세를 대상으로 하는 공연 | 4 | |
이중에서 아시테지 협회 회원단체가 31개 작품, 비회원단체가 50개의 작품이 있었습니다. 자료에서 알 수 있듯이 뮤지컬 형식의 작품이 많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그리고 무용공연과 영유아 공연들이 많아졌다는 사실은 무척 감사한 일입니다. 마임, 순수 음악공연, 전통연희 공연들도 여전히 어린 관객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작업하고 있다는 현실도 무척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연령대의 관객들이 볼 수 있는 공연도 물론 환영할만한 일입니다. 하지만 조금 더 욕심을 내어 말하자면, 창작자들이 어린아이의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를 더 기대하게 됩니다. 창작의 과정에서, 혹은 공연의 과정에서 어른 예술가들 안에 있는 어린아이를 만나는 일은 가슴 설레는 일입니다. 그것이 어쩌면 이 축제가 존재하는 이유일지도 모릅니다. 서울 아시테지 겨울축제에는 이런 공연이 많이 소개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 관객들을 예술가 안의 어린아이와 동등한 입장에서 바라보는 공연. 그래서 예술가들의 이야기가 더 솔직하게 관객들의 마음을 울리는 공연. 아이들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함께 이 세상을 바라보고 깨닫고 나누는 공연. 무뎌진 감각을 열게 하고 세상의 아름다운 순간들을 더 많이 느끼고 즐길 수 있는 공연. 공연과 만남이 저절로 놀이가 되고 저절로 미소 짓게 되는 공연. 몸의 감각 속에 기억되는 공연. 신청 작품들 중에서 아직 공연되는 않은, 연습의 과정에 있는 따끈따끈한 신작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너무 초기단계여서 작품의 결말을 가늠하기 힘든 경우도 있었지만 그중에서 심사위원들의 기대를 자극하는 좀 특별한 두 작품에 대해서는 뉴챌린지 부문으로 초대하여 소개하기로 논의를 하였습니다. 청소년부문과 영유아 공연은 지금 우리나라 어린이청소년 연극계에서는 아주 특별하고 소중한 시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 아쉽게도 작품을 선정하지는 못하였지만 내년에는 꼭 소개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심사위원 배요섭, 남인우, 박지선, 이선영, 조현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