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테지에서 주관하는 ‘서울 어린이연극상’예선 심사에 신청해 주신 예술가, 예술단체 여러분들에게 감사합니다. 신청서에 꼼꼼하고 정성스럽게 답변해 주셔서 그 글들을 읽는 동안 감동이 있었습니다. 심사하는 동안 심사위원들도 신청하신 예술가분들의 마음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고 공감했습니다. 심사위원들을 대표해서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올해부터 겨울축제와 어린이 연극상을 운영하는데 작지만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아시테지 회원단체들을대상으로 주로 연극분야에만 한정했는데 앞으로는 연극뿐 아니라 무용, 음악, 미술 등 다른 장르의 공연예술가들도 참여할 수 있는 공연축제로 방향을 잡고 있습니다. 또 어린이 뿐 아니라 영아와 청소년들까지 포함하는 관객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공연들을 더 발굴하고 소개하려고 합니다. 올해는 27편의 작품들이 신청을 해 주셨습니다. 그중에서 겨울축제에 소개될 작품 4개를 선정하였습니다. 심사위원들이 꼼꼼히 자료들을 보고 난 뒤 깊이 있는 얘기들을 많이 나누었습니다. 먼저 많은 예술단체들이 진지하게 작업을 하고 있고, 작품들 또한 기술적으로도 예술적 깊이에 있어서도 이전보다 훨씬 좋아졌다는 사실도 매우 고무적이었습니다. 그 점에서는 참가하신 모든 분들에게 응원과 감사의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어떤 작품이 더 좋은지, 덜 좋은지를 판단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알고 있던 터라 저뿐만 아니라 심사위원들도 고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심사위원분들의 주관적 경험, 취향 등에 따라 판단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도 고백합니다. 심사하는 과정에서 심사위원과 개인적 관계가 있는 단체에 대해서는 해당 심사위원의 평가는 배제하였습니다. 참여하신 예술가분들의 작품 하나하나 존중한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올해 신청하신 작품들 중에는 기존 방식의 연극공연뿐 아니라, 인형극, 무용공연, 마임과 서커스가 결합된 공연, 그리고 그림자 공연 등 여러 장르의 공연들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예술적으로도 신선하고 재미있는 시도들을 하고 있는 공연들이 많았습니다. 관객들에 대한 인식도 훨씬 세분화되고 진지하게 접근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아시테지 회원단체뿐 아니라 신생단체들도 많이 참여했다는 것도 무척 힘이 되는 지점입니다. 예술은 다양성 속에서 새로움이 움튼다는 말이 곧 증명되는 날을 기대를 하게 됩니다. 아시테지 겨울축제에서 추구하고 지향하는 가치와 공유되는 작품들을 찾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물론 저는 이 가치가 절대적으로 옳다고 생각하지 않고, 언제까지 지속될 거라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지금 이 시점에서 저와 심사위원들이 공감하고 추구하려는 가치란 점에서 당분간은 뚝심 있게 밀고가려고 합니다. 첫 번째 질문은 이것입니다. 공연예술이 어린 관객들과 만날 때 그들의 마음속에서 무엇이 일어나게 해야 할까라는 것입니다. 예술가로서, 창작자 개인이 관객과 만날 때 기대하는 예술적 교감은 무엇일까. 그건 아마도 예술가가 이 세상을 살면서 경험하고 느끼고, 상처받고, 치유 받는 과정에서 얻게 되는 작은 깨달음이 아닐까.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을 말로 해야 하고, 말로 하면 안 되는 그것을 끝까지 말하지 말아야 하는 숙명을 안고서 머리가 아닌 몸으로, 감각으로, 더 직관적으로 소통하는 것을 시도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요. 관객들 뿐 아니라 창작자 본인들의 마음을 울리는 순간들이 살아 있는 그런 무대를 기대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두 번째 질문은 어린 관객들에 대한 어른으로서의 편견을 어떻게 하면 무너뜨릴 수 있을까 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예술가들이 어린관객들과 동등하게 만날 수 있을까. 어른이라는 이름으로 가두어 놓은 제도와 이데올로기와 윤리와 규범들을 모두 내려놓고 아이들처럼 될 수 있을까 하는 점입니다. 세 번째 질문은 우리 예술가들이 기술을 넘어선 자유로움으로 작업할 수 있을까 하는 것입니다. 예술가들은 보통사람들과는 다른 감각과 그것을 바탕으로 벼려진 기술적인 것을 도구로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종국에는 그것에 갇히지 않고 넘어서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그래서 더 자유로운 언어로 관객들과 만날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어려운 질문이지만 예술가들에게는 꼭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부족하지만 앞으로 3년 동안 이러한 질문과 숙제를 가지고 아시테지 겨울축제와 서울어린이연극상을 운영해 가려고 합니다. 지지와 응원 부탁드립니다. 선정된 예술가들뿐 아니라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리고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심사위원 배요섭, 남인우, 이선영, 조현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