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회 서울어린이연극상 수상내역 발표 및 심사총평
○ 제27회 서울어린이연극상 수상내역 -단체상- 대 상 : 판소리공장 바닥소리 <제비씨의 크리스마스> 최고인기상 : 판소리공장 바닥소리 <제비씨의 크리스마스>
극단 잼박스 <위험한 실험실 B-123> (공동 수상)
-개인상- 무대예술상 : 단원 공동 수상, 극단 로.기.나래 <안녕,도깨비!> 연 출 상 : 배근영, 극단 로.기.나래 <안녕,도깨비!> 남자연기상 : 이승민, 판소리공장 바닥소리 <제비씨의 크리스마스> 여자연기상 : 조현지, 극단 잼박스 <위험한 실험실 B-123>
○ 심사위원 -예선 심사위원- 박금숙(심사위원장, 작가), 이주영(연극평론가), 주희영(어린이문화연대), 황태선(연출가) -본선 심사위원- 이병훈(심사위원장, 연출가), 김성제(국립극단 아동청소년극연구소 소장), 장성희(극작가, 서울예술대학교 문예학부 교수), ○ 시 상 식 2019년 1월 19일 오후 5:30 동양예술극장 2관
○ 심사총평 최근 관객과 만나는 아동극의 시각적, 질적 완성도의 수준이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특히 무대미술 측면에서 장치와 오브제, 인형의 만듦새 수준이 높아졌다. 참여자들의 연기와 스태프 기량 또한 일정 수준을 보여주었으며, 과거 극장 미학적인 남루함이라든가 아마추어리즘, 교훈전달의 의욕을 앞세운 경향 등은 잦아들었다.
심사위원 들의 가장 큰 고민은 수상 부여가 혹여 아동극의 모범 내지는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기준이나 등대처럼 판단되면 어쩌나 하는 점이었다. 서울 아시테지 겨울축제는 과거와 비교하여 참가 신청작 들의 제작환경이 경연대회 출품을 전제로 만들어지거나 부족한 극단 자원에 한정되어 만드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제작지원 환경 속에서 이미 여러 번의 검증을 거쳐 겨울축제의 경연작으로 고이는 새로운 형태의 연극제로 변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심사위원들은 어떤 측면에서 아동극현장에 힘을 실어줄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안녕, 도깨비>는 그림자 인형극을 활용한 도입부가 매력적이었으며 무대 완성도가 높고 현실과 판타지를 잇는 점도 자연스러웠다. 그러나 시각적인 장점에 비해 도깨비와 인간 사이의 이야기가 다소 평이했으며, 갈등이 다소 늦게 드러나고 소동이 급하게 마무리되는 등 구조가 약한 점이 아쉬웠다. <아 글쎄, 진짜!>는 두 배우의 연극적 호흡과 리듬이 생동감을 주었고 마치 책을 읽어주는 이야기 연극의 형식과 관객 참여 구조도 매력적인 작품이다. 그러나 일상의 소품을 활용해 연극적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방식이 그 동안 유사한 형식의 연극을 통해 익숙해져서인지 이야기의 힘을 보태는 상상력을 불러일으키지 못한 점이 다소 아쉬웠으며, 특히 우리의 이야기와 서양 연극 양식의 접점, '여우누이' 를 표현하는 부분에서 다소 여성의 희화화가 우려되는 연기 등 조금 더 세심하고 배려깊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느껴졌다. <해피한 하루>는 주인공의 일상의 균형이 흔들리면서 자기를 찾아 나서는 여정이 시작되며 시의성 있는 문제를 다루고 있는 등 극작 면에서 매우 좋은 모티프와 구조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그러나 이야기 전개를 통해 잘 구축해온 캐릭터가 노래를 통해 쉽게 허물어지고, 소재와 주제의 깊이에 비해 문제와 갈등의 해결을 너무 쉽게 해소한 감이 없지 않다. <정크, 클라운>은 상상력과 위트가 넘치고 상징과 은유를 잘 이해하고 풀어간 광대극이다. 엇박과 증폭되는 곡예적 상황이 즐거움을 주나 지난 시대의 대중문화를 활용한 소통 방식이 어린이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 내기에 다소 무리가 있었다고 보인다. <위험한 실험실>은 캐릭터별 구축이 탄탄하고 생동감과 긴장감 있는 이야기가 매력적이며 폭력적인 요소를 영리하게 표현해낸 연출력도 안정감을 갖춘 작품이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진행이 늘어지거나 무대 콘셉트가 주는 첨단 요소의 기대감에 비해 인형 표현이 소박한 점, 영어와 한국어 혼용의 의도가 불분명 한 점 등, 공연의 디테일이 균일하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리틀뮤지션>은 독특한 개성을 보유한 배우들이 노래와 연주, 연주를 직접 해내는 등의 에너지와 끼가 넘치는 협업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그러나 이야기 구조를 파악하기가 힘들고, 무대 장치와 오브제 등이 연극에서 제 기능을 발휘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제비씨의 크리스마스>는 일종의 시즌극의 특징을 잘 살려내기도 했지만 그 한계에 갇힌 단점도 있다. 극적논리 또한 비약이 크다. 자선과 박애애 초점이 있는 산타크로스 모티프를 보은의 선물을 배달하는 흥부전의 제비와 무리하게 엮은 감이 있다. 그러나 요소요소 우리 전통을 잘 활용하면서도 우리시대에 맞는 윤리적 가치를 잘 담아내며 '타자와의 소통과 이해' 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주인공의 상처와 치유, 회복과정의 서사 속에서 모험 여정 안에 잘 녹여냈다. 심사위원 3인은 심사숙고 끝에 연극과 음악극의 경계에서 자의적인 무대 해결과 소박하고 1차원적인 표현력에 머문 면이 있으나, 소리꾼 연희자들의 전문 기량이 뛰어나고 아동극에 꼭 필요한 활력과 생동감을 일관되게 살리고 있다는 점이 호감을 산 <제비씨의 크리스마스>를 대상작으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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